Good bye 2022

2023-01-02
review

잘가라 2022년
2022년은 30살이 되기 직전의 해라서 그랬는지(?), 아주 다채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유튜브로 일기도 써보고, 제주도 3주 살기도 해보고, 수영으로 한강도 건너보는 등… 참 많이도 놀았다.


분기별 기록


그밖의 기록들


1Q

아키텍트의 눈으로 기획서 바라보기

회사에서 한창 기존 서비스에 대한 PC대응을 하던 시기이다. 특히 개발자에서 아키텍트로 책을 읽고 있던 터라, 이 관점을 기획서를 분석하고 개발할 때 적용해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래처럼 단계별로 큰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개발할 수 있었다.


1. 이해하기: 내가 구현하는 기획의 비즈니스 로직과 흐름을 이해하기
    - 기획서의 내용이 매우 많기 때문에 큰 흐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 PC대응은 모바일의 거의 모든 기능을 데스크탑 UI에 맞게 동작시키는 것이다. (`큰 가닥잡기`)
    - 따라서 PC만의 기능을 따로 정리하는 편이 기획을 이해하기에 쉬울 것이다. (`영향력 있는 기능 요구사항`)

2. 탐색하기: 기획서 내용대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탐색하기
    - 모바일로 이미 구현되어 있는 기능이 대부분이므로, PC와 함께 공유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특정 요구사항의 비즈니스 로직에 특수성이 있는 경우 구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ex) 상품상세에서 서버쪽에서 들고있는 페이지를 PC에서만 팝업으로 띄워야 한다.
        - ⇒ 기본 윈도우 팝업으로 띄우도록 기획 협의하였다.
    - 따라서 공통으로 쓰는 로직을 위한 루트 클래스를 만들고, 템플릿만 분리하는 방향으로 개발했다.

3. 실현하기: 설계한 방식대로 기획서의 내용을 실현하기
4. 평가하기: 구현한 구조/내용을 기준에 따라 평가하기
    - 특정한 기준을 정해 평가하지는 않았고, 구조가 아닌 코드수준의 리뷰를 진행했다.
    - 큰 규모의 피쳐는 디자인 루브릭에 따라 정확한 기준(시나리오)과 척도를 정해 리뷰하면 좋을 것 같다.
    - 개발자 본인이 일부 기준(시나리오)을 정해 이 기준에 맞게 PR리뷰를 하는 것도 좋겠다.
        - ex 1) 기획상 향후 PC를 개선할 소지가 있으므로, PC전용 기능에 확장성이 있는가?
        - ex 2) PC/mobile 간에 불필요하게 통합되거나 분리되어있는 로직이 있는가?
        - ex 3) 새로 구현한 기능과 개발한 로직이 기존 로직에 영향을 주어 위험의 여지가 있는가?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라서 책에서 읽은 것을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이런 식으로 관점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니 막연해보였던 기획서를 레고 조각 하나하나를 조립하듯 뽀갤 수 있었다. 게다가 개발하면서도 계속 큰 구조를 생각하게 되어서 좋았다. 역시 사람은 겁먹지 말고 차근차근 시도하다 보면 뭐라도 되는 것 같다. 기반 없이 바로 코딩하는 것보다 코드의 품질도 좋았다. 흔히 말하는 재사용성이나 관리 측면, 가독성 등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스스로 아키텍트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민망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프로젝트를 바라볼 때에는 늘 아키텍트의 눈을 장착해야겠다! 이렇게 하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


끝장놀기의 서막

이 시기에 겨울 부산여행을 시작으로 제주도를 굉장히 자주 갔다. 제주도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것의 재미를 깨달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도 자주 가니까 김포공항에서 바이오정보 등록도 해놨었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2022년을 미친듯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놀기 시작했던 것이…

2Q

개발자 에세이 전자책 출판하기

나는 개인적으로 개발자의 삶이 나의 가치관에 아주 큰 영향을 줬다. 그것도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그래서 이러한 내용들을 담아 나의 20대 에세이를 하나 써보고 싶었다. 겸사겸사 대회에 한번 출품도 해보고? 그래서 썼다. 이름하야 무미건조하게 부지런하다. 개발자의 삶이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나는 개발이라는 업무를 어떻게 바라보고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더 나아가 내가 개발업계에서 경험한 썰들을 써보았다. 마지막 4장 썰 풀이 : 29살 문과 개발자가 경험하고 바라보는 세상 챕터를 가장 술술 썼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원고를 책으로 내주는 대회에서 수상하진 못했다. 하지만 생각했다. 안되면 내가 책으로 내면 되지 뭐. 그래서 어떻게 전자책을 만드는지 조사했고, 전자책 확장자인 .epubsigil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html과 css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알아보니 전자책은 유페이퍼라는 곳을 중간에 껴서 개인적으로도 출판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조건이 개인이고, 개발자인 내가 출판하기에 아주 적당했다. 그래서 출판했고, 아무 홍보도 안했는데 최근에도 조금씩 판매되는 걸 보고 신기해하는 중이다.


판매내역


만드는 과정을 짤막하게 영상으로도 기록했었지…

youtube: 한복입고 회식하러 출근했고 집에서 전자책 만드는 중


또 놀아?

또 제주도를 틈만 나면 갔으며, 대전에 있는 개발자 친구를 보러 놀러갔고, 간김에 전주국제영화제를 하길래 혼자 전주 여행도 했다… 열심히도 놀았네. 전주는 아무 밥집에 가도 밥맛이 너무 좋았고, 대전에서는 성심당 부추빵에 푹 빠져서 엄청 많이 먹었다. 만났던 친구네 고양이도 귀엽고 차(茶)에 박식한 친구여서 100년된 차도 마셨다. 굉장히 행복했던 소중한 기억이어서 가끔 생각난다. 대전에 그 친구 보러 또 가야지.


3Q

맨몸으로 한강을 수영해서 건너보다.

온 세상이 초록초록한 여름! 나는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바다에서 노는 걸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도 열심히 바다에 가서 수영했다. 조금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2022 한강크로스스위밍챌린지를 했다. 오리발만 끼고 맨몸으로 한강을 횡단해보았다. 다만, 행사 자체는 당일 취소되어서 친구랑 둘이 개인적으로 횡단했다는 사실. 정말 수영에 미친 자들…

youtube: 2022 한강크로스스위밍 취소에 굴하지 않고 2km 완영하기

정식으로 수영을 배워본 적은 없어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 게다가 아무래도 행사 취소로 인해 개인적으로 한 것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강 한가운데서 조금 무서운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 정말 성취감이 어마어마했다.


성취 중독

생각해보면 나는 성취감에 약간 중독된 면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이정도면 중독 중에서는 가장 긍정적인 중독이 아닐까? 그런데 너무 성취감에 빠졌었는지, 이 시기에 원형탈모가 왔다. 한강을 다 건너고 나서 친구가 알려줬다. 내 머리에 거대한 땜빵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탈모의 이유는 아무래도 몸의 피로(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귀결되었다. 그래서 푹 자고, 잘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몸이 힘들지 않아서 이것저것 활동하곤 하는데, 탈모 치료도 더뎌지고 눈에 염증도 났었다. 뭔가 몸이 힘들지 않다고 느끼는 그런 호르몬이 남들보다 많이 나오나…? 하지만 억지로 뭔가를 하는 것은 아니고, 에너지가 넘쳐서 하는 것이다. 어쨌든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적당히 놀아야겠다고 반성을 해본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한데, 잘 자는 것이 더 중요한듯! (영상 기록 보니까 잘 먹고 다니는 것 같아서…)

youtube: 면역력이 떨어져서 잔뜩 먹었다. (feat. 판교 앤디쉬, 양우정, 봉천 목포회센타, 신용산 몽상가)


아무튼 바다

어쨌든 올해 여름에도 열심히 바다에 가서 수영을 했다. 동해와 제주도 위주로 갔는데, 특히 제주도 구좌읍 세화 해변 근처에서 3주 살이를 했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침마다 바다에서 놀고 오전에 업무를 시작했는데, 언젠가 아침의 세화해변이 아주 투명한 유리알처럼 무지무지 맑았었다. 아직도 잊지 못할 풍경이고, 영상으로 담아와서 두고두고 보니까 더 좋은 것 같다.

youtube: 제주 세화바다 물고기랑 같이 수영

원래 무서워서 튜브를 타거나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을 했는데, 올해부터는 오리발만 끼고 아주 깊은 바다로도 자주 가기 시작했다. 파도가 아무리 세게 쳐도, 바다 깊은 곳까지 가면 고요하고 먹먹하다. 이 느낌이 정말 좋다. 아무튼 바다는 너무 좋아, 돌아오는 여름에 또 보자 바다!


4Q

면허 따고 바로 차 뽑기 (현대 i30)

나는 4년 전에 무려 3번이나 기능시험에 떨어진 사람이다. 그때 나는 나같은 사람이 운전하면 안 되는 것이구나, 하고 깔끔하게 면허 따기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런데 어머니가 청양 쪽에 집을 하나 지으시면서, 그 집까지 내 차를 끌고 가서 시골 구경하면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도전했다. 게임으로 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결제하고 열심히 메타버스에서 운전 연습했다… 그런데 웬걸! 필기, 기능, 도로주행 모두 첫 시도만에 모두 합격했다. 4년 전에 도대체 왜 3번이나 떨어졌는지 알 수 없을 노릇.

youtube: 운동하고 먹는 삶과 2종보통 도로주행 합격 썰

자동차는 연수 없이 바로 끌고 다닐 목적으로 중고차를 구입했다. 가장 큰 중고차 매매 서비스인 ‘엔카’에서 샀다. 나는 여행에 있어서는 굉장히 무계획적이지만 공부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는 아주 계획적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중고차 구매 팁도 알아보면서 꼼꼼히 찾아서 주행거리가 5만 정도이고 1인 소유였던 좋은 차를 구매했다. i30가 잔고장이 없기로 유명하다던데 체감 중이다.

youtube: 3주만에 면허따고 중고차(12년식 현대 i30) 사고 기계식 주차하기

연수 없이 타는 거라 무섭기도 하고,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해서 새벽마다 주행했다… 지금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저찌 출퇴근도 차로 하고 동해도 한번 다녀왔다. 그래, 잘하려고 하면 잘하게 된다는 말을 나는 늘 믿는다.


드디어 끝난 Rust 스터디

사실 2022년 2분기부터 러스트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스터디했는데, 4분기가 되어서야 끝났다. 총 20챕터나 되는 공식문서를 모두 읽은 소감은 “내가 이걸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나…?“였다. 어쨌든 문법을 다 훑어봐서 이미 쓰여 있는 프로그램을 읽을 수는 있는데 막상 나보고 러스트로 프로그램 짜라고 하면 엄청 오래 걸릴 것 같다.

러스트 스터디 기록들

하지만 러스트를 공부하면서 null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다시금 깨달았고(러스트에는 null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음), 소유권 개념을 통해 데이터의 흐름을 따라가는 연습도 어쩌다보니 되었다. 오래 걸렸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던 스터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학습은 지금이든 미래에든 늘 나에게 도움이 되니까!


갑자기 분위기 사격, feat. M1911

친구가 총을 좋아해서 나도 한번 친구 집에서 쏴보다가, 결국 개인 에어소프트건을 샀다. 풀메탈 권총인 M1911. 그런데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표적지를 쏘는 것이 아직 어색해서 그런 건지, 집에서 혼자 춘식이를 쏘는 것이 재밌다. 에어소프트건은 처음 쏴보는데 생각보다 타격감도 좋고 일단 멋지다…! 사격을 진지하게 즐긴다기 보다는 총의 그립감이나 가지고 놀 때의 느낌이 좋다.

youtube: 나는야 M1911 오우너~ bbs 사격카페 방문하고 망원 구경하기


갑자기 분위기 부동산, feat. 경매

이젠 정말 내 집이 갖고 싶기도 하고, 내가 언제까지 개발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경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권리분석만 잘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그래서 권리분석부터 공부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재밌다! 특히 등기부등본 내 소유자, 점유자, 채무자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혼자 스토리를 생각해보며 권리분석하면 더 재밌더라. 그리고 내가 살고 싶은 동네에 대한 경매 물건들을 찾아보면서 실제 임장도 가보았다. 그러나 결국 경매는 실제로 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도했다! 권리분석까지만 공부하고 바로 법원에 가서 입찰과정을 경험했다.

youtube: 29살 첫 부동산 법원경매 도전 결과는? +썰풀이

2번 입찰해봤는데 둘다 패찰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들었던 아주 유명한 말이 있다. 경매 물건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이 당시 기준으로 금리가 엄청 높아져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였고, 경매 물건도 이제야 나오던 시기라서 아쉬울 것이 전혀 없었다. 올해는 경매든 급매든 나의 첫 집 마련을 위해 좀더 집중해서 도전해볼 생각이다. 경매 공부도 계속 해야지… 혹시 모르지, 내가 나중에 전문 경매사가 될지?!


갑자기 분위기 스노우보드

youtube: 스노우보드 입문: 인생 겨울 취미를 찾다. (케슬러 보드캠프 1박2일 in 웰리힐리파크)

난생 처음 스노우보드를 타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사실 여름에 서핑을 했었는데 내 예상보다 재미가 없어서 스노우보드도 비슷하려나,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일단 서핑은 내가 바닷속에 들어가는 걸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별로였던 것 같다. 하지만 스노우보드는 딱히 그런 것도 아니고, 슉슉 내맘대로 달리는 느낌이 정말 즐거웠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이미 스노우보드를 타러 가는 약속이 3개인데… 과연 내가 계속 꾸준히 할지는 모르겠다. 너무 비싼 취미이기 때문. 겨울 내내 무제한으로 보드를 탈 수 있는 시즌권을 산다고 하더라도, 몇 십만원이 들기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취미에 돈을 거의 안쓰는 편이어서 자주 탈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아주 즐거운 취미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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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2022년 최고의 책은 단연 자유로부터의 도피이다. 우리는 낙원이 사라진 세계 속에 던져진 인간들이다. 이겨내자!

"어둠 속에서 휘파람을 불어도 빛은 비쳐오지 않는다. 고독감, 두려움, 당혹감은 그대로 남는다."
-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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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 베스트 영화를 3개만 뽑아보자.





end

2022년 뭘 했는지 대충 적은 것인데도 뭔가 다채로운 경험을 한 것 같아서 스스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놀았는지 이따금 아팠는데, 결국 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다. 2023년에는 이 사실을 잊지 말고 놀아보자~

After reading <From Programmer to Software Architect>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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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reading <Functional Reactive Programming>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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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 2021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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